[매일경제 2014. 3.16] [매경시평] 2050년 이후 한국의 희망 어디에
2014.03.19 2373
1960년에는 15세 이상 인구의 43%가 초등교육도 받지 못하였지만, 지금은 3% 이하로 줄었다. 대졸 이상 학력 인구 비중은 3%에서 지금은 42%에 달한다. 우수하고 성실한 노동자들은 생산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을 뿐 아니라 자본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유수의 대기업으로 발전하고 세계적인 혁신 제품을 선도하는 것도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장기 저속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우수한 인력의 육성과 활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유엔 추정치에 따르면 낮은 출산율로 2050년 한국의 노동인구는 현재 수준의 4분의 1이 감소할 것이며 노령인구비율은 현재 11%에서 35%로 크게 상승할 것이다.
노동력의 질적인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 산업구조는 창조적 기술과 지식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지만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찾기보다는 명문대 입시에 매달리고 있고, 대학에서는 스펙을 쌓아 소수의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기 때문에 대기만성형의 창조적 인간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떠나는 상황은 한국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준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고 혁신경제로 성장엔진을 다시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7년까지 4%대로 성장률을 올리고 일자리를 더 만들어 70%의 고용률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 경제에서 우수한 인력을 키우고 훈련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정부가 벤처창업펀드를 늘리고 과학기술과 ICT를 융합하는 산업을 지원해도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여성인력 활용에서 찾으려는 것은 바람직하다.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평균치인 65%를 크게 하회한다. 특히 20대 후반에 71%인 여성의 노동참가율이 30대에서 57%로 크게 떨어지는 것은 결혼 후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출산 육아 휴가와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근무 여건이 유연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매우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출산율을 낮추는 큰 요인인 자녀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여성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졸업자들이 원하는 '좋은 직장'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새로운 고용 창출에 한계가 있다.
서비스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수학,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실험실습을 강화하여 과학 기술 분야에서 여성 인재들의 잠재력을 더욱 개발하여야 한다.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음 통일 한반도 시대를 이끌어 갈 주축이 될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종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
원문링크 :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41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