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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建軍 66주년… 정예 强軍의 조건”_ 문화일보, 2014.10.01

2014.12.01 1924

남성욱 / 고려대 교수·북한학·前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군 관련 뉴스가 특히 많은 올해도 어김없이 국군의 날이 돌아왔다. 60만 대군을 보유하다보니 민간의 다양한 사고 유형이 군에까지 만연하고 있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이 노심초사하는 사건도 빈발했다. 다양한 병영 사고가 보도되니 모병제 도입론까지 등장했다.

반면 북한은 김정은 체제 3년차를 맞아 비무장지대에서 중국 국경지대까지 이동하며 미사일을 발사하는 초유의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올해에만 화전(和戰) 양면 전술 전략 아래 21회에 걸쳐 27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의 신(新)안보관 명분 아래 역내 질서 재편, 일본의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군사력 강화, 러시아의 아시아 중시 등 최근 동북아 안보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군의 국방 수호 능력과 의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어수선한 정세에서도 산적한 국방 현안과 과제를 해결하는 길은 정예강군(精銳强軍)을 육성하는 것이다. 정예강군 육성을 위해선 다음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전방위 국방 태세를 갖춰야 한다. 국방 태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된다. 킬체인(Kill-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등과 같은 첨단 무기를 적기에 구비해 적의 미사일 공격을 억제하는 것은 전자의 문제다. 첨단 무기를 운용하는 전투임무 위주의 전투형 군대를 운영하는 것은 후자다. 양자가 효과적으로 결합돼야 방어 능력이 배가된다. 적의 다양한 도발에 유형별 대비 태세를 구비해 제2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사전에 억지해야 한다. 사후 대응은 이미 절반의 실패다.

다음으로, 한미연합 방위태세의 확립이다.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우리도 자주국방 기조로 가야 하고 또 갈 것이다. 북핵 문제가 미해결 상태인 현재로서 한미동맹은 굳건한 군사동맹을 기초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군사와 경제, 문화가 결합돼야 동맹의 시너지 효과가 거양(擧楊)될 수 있다. 이를 기초로 주변국들과 군사적 우호관계를 형성해 국익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방 개혁의 최적화다. 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상비 병력을 조정하고 정예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양적(量的) 병력관리에서 질적(質的) 병력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2017년에는 대학입학 정원보다 지원자 수가 적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다. 용병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한 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전투형 임무에 해당하는 간접국방의 경우는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히 민간에 외주를 줄 수밖에 없다. 부대 통·폐합 등 국방 경영의 혁신이 검토돼야 한다. 국방 환경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시대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군대가 돼야 한다. 대통령 순방 중에 근무지를 이탈해 과도한 음주로 민폐를 끼치는 지휘관을 국민은 이해 못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다수의 병사가 있어 우리의 안보가 지켜지고 있다. 능력 있는 간부들을 정예화하고 군사 전문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여성 활용 병과를 다양화하는 등 21세기에 맞는 선진국형 여군 관리 지침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지휘관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병사들을 챙긴다면 불행한 일로 군이 뉴스에 등장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병사들이 만족하고 부모가 안심하는 병영 문화 혁신(革新)은 진정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국 유학 시절에 그곳 국군의 날 행사를 참관한 적이 있다. 미국 군인들의 시가행진 뒤에는 기업인·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군인이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위상을 절감할 수 있었다. 건군(建軍) 66주년을 맞은 우리 군도 성숙한 자세와 임무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100101033937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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