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서재] 인간의 본질을 간파한 혁신의 노래”, 고대신문, 2014.11.12
2015.02.24 1705
학생들의 로망 중의 하나는 첨단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이다. 꼼지락거리는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움직인다는 아이디어는 IT 영웅 스티브 잡스(1955-2011)가 원조다. 그는 어떻게 세상의 모든 인간이 강력한 충성을 보이는 제품을 만들었을까? 그는 지지자의 수에 있어 예수와 공자같은 사상가를 넘어섰다. 영향력에 있어 마르크스-레닌과 같은 혁명가를 추월하여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꿨다. 그는 도대체 어떤 인간일까? 라는 궁금증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다. 본인이 유일하게 자신의 일생을 토로한 전기 <스티브 잡스 Steve Jobs> (월터 아이작슨, 안진환 옮김, 2011)는 인간의 본질을 간파한 혁신의 노래다.
잡스는 위스콘신 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 유학온 23세의 시리아 유학생과 동갑내기 미국 백인 여학생 사이에서 태어났다. 결혼에 반대하는 부모들의 압력사이에서 사생아인 잡스의 입양은 불가피했다. 그의 삶은 요즘 막장드라마의 주제인 출생의 비밀(?)이 잠복해있다. 출신도 학력도 보잘것없었던 이가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고 가난한 집에 입양되어 결국 대학도 그만두어야 했던 이가 어떻게 이 시대의 영웅이 되었는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인문학과 첨단기술이 접목되었다. 버려진 아이에게 닥친 그나마 행운은 실리콘 벨리 근처 엔지니어 가정에 입양되었다는 사실이다. 인문학적 감각과 과학적 재능이 강력한 인성 안에서 결합할 때 발현되는 창의성은 벤저민 프랭클린과 아인슈타인의 일대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 바로 이것이 21세기 혁신의 키워드를 생산해낸 유전자다. 전 세계가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창조경제를 모색하는 이 시대는 그의 혁신적 발상에서 비롯됐다. 스티브 잡스야 말로 독창성과 상상력, 지속 가능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엔지니어링의 놀라운 재주에 상상력의 도약이 결합되는 회사를 세웠다.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완전히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들을 고안해냈다.
이 책은 완벽에 대한 열정과 맹렬한 추진력으로 여섯 개 산업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킨 창의적인 기업가의 롤러코스트 같은 인생과 그의 불같이 격렬한 성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창조한 여섯 개 분야는 PC와 애니메이션, 음악, 휴대전화, 태블릿 컴퓨팅, 디지털 출판이 포함된다. 최근에 규모가 폭증하고 있는 소매상점까지 포함된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소품들 모두 그의 사고에서 도출된 것이다. 미래는 대융합의 시대다. 그는 “미래는 더 이상 덧붙일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게 없을 비로소 완성된다” 고 예견했다.
그는 단정하게 구색을 갖추고 경쟁에 나선 인간이 아니었다. 악마같은 면을 지닌 그는 주위 사람들을 분노와 절망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마치 통합된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하는 것처럼 그의 성격과 열정 및 제품은 모두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결국 혁신과 개인적 특질, 리더십과 가치에 대한 교훈으로 가득한 그의 이야기는 유익하면서도 모종의 경고를 담고 있다. 만추의 계절, 여러분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자. 타고난 천재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혁신을 향해 나아가는 도전정신이 키워드다. 그의 진정한 재능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것에 고도로 집중하는 열정이었다.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혁신만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무기가 되어줄 수 있다. 삶이란 지루할 틈이 없는 치열한 현장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할 것이다. 대중을 긴장시켰던 첨단기기로 무장한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테크닉은 소름이 느껴질 정도다. “Stay hungry, Stay foolish (항상 갈망하라, 우직하게 나아가라)”라는 그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은 우리 젊은이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이 있기를 기대한다.
남성욱
인문대 교수·북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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