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7-06-14] “사이 좋으면 이득, 싸우면 모두 손해… 한중일 3국 관계가 그렇죠”
2017.06.23 1810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이 답을 내지 못한 테마, 즉 환경이나 포퓰리즘, 격차, 복지와 같은 공통의 문제를 함께 연구하는 게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일본의 대표적 학술 출판사인 ‘이와나미 쇼텐(巖波書店)’에서 편집국 부장(한국의 편집장이나 국장)으로 출판 전체를 총괄하는 바바 기미히코(馬場公彦·59) 씨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1913년 창업된 이와나미 쇼텐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지식인들부터 오늘날까지 읽히는 ‘이와나미 문고’와 잡지 시소(思想), 세카이(世界) 등을 비롯해 3만3000종의 책을 냈다.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바바 씨는 동아시아 3국 간에 역사, 영토, 안보 문제가 얽혀 갈등이 심화하는 오늘날 연구자들의 역할에 관해 “객관적 관찰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문제의 당사자라는 입장에서) 함께 토론하는 연구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바 씨의 이 같은 주장은 그의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1989년 이와나미 쇼텐에 입사해 시소와 세카이 편집부를 거쳐 학술·일반서 편집장을 지냈다. 와세다대에서 ‘전후 일본인의 중국상(像)’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책으로 출간된 논문은 2013년 중국에서 번역 출판되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중국을 보는 일본인들의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1940년대 말 미군 점령기에 일본에서 중국과 국교를 맺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제기된 배경에는 일본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깔려 있었지요. 1960년대 후반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당시에는 중국의 문화대혁명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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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70614/84852948/1#csidx0678a4963d9aa5cab35ecabcbf985d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