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2010. 6. 14] [BBS논평]북한의 불바다 발언에 차분한 대응 필요
2010.06.18 4595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확성기를 휴전선(DMZ) 일대에 설치한 것과 관련하여 북한의 군사적 타격이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보는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서울 불바다'는 북핵문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1994년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북한 측 박영수 대표가 했던 발언입니다. 당시 ‘서울 불바다’ 발언이 계기가 되어 우리 정부는 1995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처음 명기했었습니다. 이같은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은 지난 2004년 국방백서 이후부터는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현재 남북관계가 과거로 회귀하지 않나 하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직접적인 원인은 천안함 사건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에게 일차적인 책임의 소재가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도 차분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내일은 ‘6·15남북정상회담’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남북간의 분단과 대결을 화해와 협력으로 바꾸자는 약속을 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거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다시 재론되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남과 북은 서로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는 일단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천안함 피격에 따른 대응조치로 우리 군이 취한 대북 확성기 설치는 최소한의 대응 행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천안함 사건이 유엔에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을 지켜보면서 후속 조치를 취해도 늦지 않다고 보여 집니다. 지금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