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2010. 7. 12] [BBS논평] 천안함 사태에 대한 안보리 의장성명의 의미
2010.07.19 3529
천안함 사태가 국제연합의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일단락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의장성명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번 천안함 사태와 같은 공격적 행위는 국제사회에서 규탄 받아야 할 행동으로 규정했지만 공격의 주체인 북한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애초에 예상한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서 천안함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공격의 주체를 북한으로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의장성명의 전체적인 흐름이 북한의 공격임을 암시하고 있고 우리 정부의 차분한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 공격의 주체로 규정 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되었지만 향후 대외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번 의장성명의 내용 조율에 있어서 중국이 북한을 최대한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앞으로 6자 회담 복귀와 같은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중국은 남과 북에 대하여 절묘한 균형외교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 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중국은 이번에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줌으로써 단기적으로는 6자회담 복귀를 북한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명백한 공격 행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중국이 국제사회에 대해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북한과 관련한 행동에 대해 중국이 앞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제연합이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목표로 창설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국가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자 강대국의 입김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의장성명이 중국과 러시아까지 최종 문안에 찬성하는 합의문으로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원문링크 : http://www.bbsi.co.kr/news/column_view.asp?nIdx=462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