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조선/항해 기술(최근식, 연구교수)
2011.02.07 Views 1883
논문제목: 백제의 조선/항해 기술
저자 : 최근식
출판사항 : 백제연구 9호, 2010년 12월
초록
백제는 해양활동이 활발했던 국가였다. 백제는 중국과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했고, 왜국과의 교류도 활발하였으며 또한 遼西지역 쟁패를 시작하여 <遼西> <晋平> 2군을 開設했고 산동반도에 진출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활동은 모두 해로를 통하여 이루어졌을 것이다. 육로 통행은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적대 세력들이 포진하고 있으므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아갈 길은 바닷길뿐이었으니 그 운송수단인 선박을 건조하는 기술, 항해기술이 필연 발전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활발한 견사활동 등을 위해서는 강고하고, 파도를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며, 나아가 빠른 선박이 필요하다. 먼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우수한 선박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왕성한 해상활동과 선진된 선박 건조의 상호 상승적 발전이 이루어진 백제는 倭와 특수한 외교교섭, 문화교류, ‘도래’이주 관계를 이루었는데 그 일환으로 일본지역에서는 백제인이 선박행정을 담당하는가 하면 ‘百濟舶’ 즉 백제식 선박(이하 ‘백제선’이라 편칭함)이 건조되기에 이르렀다.
5세기 초 백제인이 이주하여 목공을 전업으로 하는 품부인 猪名部의 시조가 되어 선박을 건조했고, 6세기 중반 일본에서의 선박행정 업무가 百濟人에게 맡겨지고 있다. 553년 백제인 王辰爾가 선박 세금을 계산하여 기록하는 부서의 책임자인 船長(ふねのつかさ, 선박관청)에 임명된 것이다. 도래한 백제인들이 조선기술을 비롯하여 선박에 관한 모든 사항에 대하여 해박했기 때문에 선박행정 업무를 맡긴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백제의 축적된 해양활동 능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백제선’은 이른 시기부터 백제인 造船 장인에 의해 일본국내에서 계속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되나, 문헌 기록으로는 위 왕진이 선박행정 담당 기사보다 약 1세기 뒤에 나타난다. 650년 일본의 安藝國에서 百濟舶 두 척이 건조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때의 百濟舶은 단순하게 백제인들이 타고 다니는 배가 아니라, 일본에 이주한 백제 기술자들이 만드는 特有형식의 배 즉 백제식 큰 범선을 의미한다. 이 선박을 건조하고 3년 뒤 653년에 견당선 두 척이 출발하고 있음을 보면 위의 百濟舶은 遣唐使용 대형 원양항해선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 후 일본에서 견당사선이 만들어지는 기록을 보면, 732년 9월에 近江, 丹波, 播磨, 備中 4개국에 견당사선 건조를 명했던 일이 있는데, 近江과 丹波는 內陸國으로 견당선과 같은 대형선을 만들어 바다로 가져 나오기에는 무리가 있음으로 이들 4개 國에게 단지 건조비를 부담케 하고 실제 선박은 安藝國에서 건조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어서 746년, 761년, 771년, 775년, 778년의 5회에 걸쳐 합계 16척을 安藝國에서 건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견당사용 使舶 건조가 이렇게 安藝國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면 견당사선은 대개 백제식의 선박이었음이 틀림없고 이 지역에 渡來한 백제인 匠人 집단이 거주?활동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일본은 건조한 ‘백제선’을 견당선으로 이용하여 당나라에 사신을 파견하였고, 통일신라, 신라후기에 이르러서는 ‘신라선’으로 전승되어 역시 견당사선 또는 공물운반선으로 사용하였다. 이 같은 사실들이 일본의 문헌자료에 산견되고 있다.
주제어 : 백제인의 일본에서 활약상, 猪名部 시조, 王辰爾 선박행정 담당, 백제선 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