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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시평] “중국 경제 개혁의 리스크”_매일경제, 2014. 4. 21.

2014.12.01 1406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7.4%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우려하던 수출 둔화, 부동산 거품 붕괴, 기업 부도, 금융 부실 등은 큰 문제가 아니었고 중국 정부가 목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앞으로 계속 순탄하게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 우수한 인력과 창조적 기술 발전, 새로운 경제와 정치 제도로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가야 하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이 이룩한 지난 30년의 놀라운 경제 기적은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컸다. 중국 지도자들은 이중 트랙 방식을 통해 점진적으로 경제를 개혁하고 개방했다. 덩샤오핑의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강을 건넌다'는 비유처럼 통제 가능한 부문과 지역에서 먼저 개혁과 개방을 실험해 잘못된 것은 고치고 성공한 조치들은 확대해 정치적인 반대도 최소화하면서 성공적으로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었다. 중국과 같이 큰 국가가 이렇게 오랜 기간 빠르게 성장한 것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일부 학자들은 21세기는 '서구식 시장자본주의'가 몰락하고 '중국식 국가자본주의'가 승리한 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은 서구 국가들과 다를 바가 없다. 금융 부실, 성장률 둔화, 인구 고령화, 소득 분배 악화, 환경오염 등은 중국 정부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시진핑 정부는 작년부터 여러 가지 개혁 조치를 내놓았다. 시장의 자원 배분 기능 강화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목표다.

최근에는 내륙지역에 신도시를 개발해 경제를 살리고 2020년까지 농촌 인구 1억명을 도시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억3000만명이 넘는 도시 이주 농민공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도시에서 교육, 보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확대하고 금융 부문에서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개혁 조치를 내놓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주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시장의 역할을 더 확대해나갈 것이며 당장의 경기 부양보다는 중장기 개혁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면한 국유기업의 민영화와 노동, 금융, 토지 부문 개혁은 개혁을 통해 손해를 보는 기득권 그룹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중국 지도자들은 모든 과정이 정부의 통제와 계획하에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하지만 과거처럼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져서 정부가 민간 경제를 통제하는 능력이 전과 같지 않다. 부패로 인해 국가 지배구조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시장 기능을 강화할 때 정부와 시장이 각자의 역할을 조화롭게 해나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개혁이 좌초하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중진국 함정이란 저렴한 인건비와 외국에서 수입한 기술을 토대로 한 제조업 수출로 중진국에 진입한 국가가 선진국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브라질, 멕시코, 중동 국가들과 동아시아 후발국인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그 예다.

한국과 같이 중진국을 넘어서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인력, 연구 투자, 제도의 질적 수준에서 중국은 아직 크게 미흡하다.

중국의 단기 리스크는 너무 과장됐다. 그러나 중장기 위험은 크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 경제의 미래는 정치지도자와 정부가 구조 개혁을 제대로 성공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종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61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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