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총서] 1. 조선의 미를 찾다
정병호.엄인경 지음
출판일: 2018-02-26
판매가: 13,000 원
아연인문교양총서 1
조선의 미를 찾다
정병호, 엄인경 지음| 아연 출판부 | 2018년 2월 26일 | 판매가 : 13,000원
이 책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 거주하면서 조선의 미술공예, 특히 조선백자의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고 한반도 전역 700여 개 이상의 가마터를 직접 조사해 얻은 성과를 국내외에 널리 알린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 1884-1964)의 일대기를 담은 글이다.
아사카와 노리타카는 일제강점기에 노리타카의 동생,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 1891-1931),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와 더불어 조선 전통문화와 미술공예를 연구하고 그 미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의기투합하였다. 이들은 일제의 조선 문화재 훼손을 적극적으로 저지했으며 사라지려고 하는 조선 문화의 보전을 위해 조선민족미술관을 개설하는 데 함께 동분서주하였다. 이 당시 일본 지식인들은 조선 문화가 열등하고 독창적 가치가 없다고 조선의 미술공예를 여전히 폄훼하던 시절이었지만, 이들은 1920년대 조선 도자기 붐을 가져오는 데 원동력이 될 정도로 활발한 연구와 홍보활동을 거듭했다.
이들 중 다쿠미는 일제강점기 조선어를 사용하며 조선인들 속에서 살다가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히게 된 일화와 더불어 다카사키 소지(高崎宗司)의 활발한 연구, 논픽션 소설이나 한일공동제작 영화를 통해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도 도쿄대 철학과 출신으로 일본 내에서도 주류 엘리트였을 뿐만 아니라 조선 미술공예에서 힌트를 얻어 전개한 민예(民藝)운동의 기수로서 일본 내외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조명을 받아왔다.
그러나 아사카와 노리타카가 조선 미술공예를 연구하고 이를 세상에 알린 공적은 이들 두 사람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야나기 무네요시와 동생 다쿠미를 매개하여 조선과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조선 도자기 담론을 일으킨 인물이라는 점, 당시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조선시대 도자기의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1920년대 조선 도자기 붐을 일어나게 했다는 점, 한반도 내에서도 조선의 미술공예를 매개로 당시 재조일본인 문화인들의 중심적 위치에 있었다는 점, 조선 도자기 연구뿐만 아니라 화가‧조각가‧도예가로서 조선인과 조선 문화를 제재로 한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아울러 일본 전통시가 가인으로서 조선 미술공예를 통해 조선의 미를 적극 구가하였다는 점, 일본 패전 이후에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1946년 가을까지 한국에 남아 조선 미술공예품을 한국의 국립민족박물관에 안전하게 이관하였다는 점 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조선전통문화와 관련하여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책의 필자들은 일제강점기의 엄중한 현실과 조선 문화의 의도적 폄하를 뛰어넘어 아사카와 노리타카가 조선 문화의 연구와 발굴, 보전, 나아가 그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에 이렇게 지대한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를 대상으로 한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엄중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조선 문화에 대한 애정어린 연구와 조선 문화를 지키고 보전하려는 노리타카의 노력을 통해 조선 문화에 대한 한일 상호 이해가 주는 긍정적 효과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를 희망하는 바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을 뛰어넘어 일제강점기 노리타카가 남긴 업적과 교훈을 되짚어 보는 하나의 시금석이 되었으면 한다.
정 병호(鄭炳浩)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교수, 일본근현대문학․한일비교문화론 전공
주요 저서로는 『동아시아의 일본어잡지 유통과 식민지문학』(공저, 역락, 2014), 『제국의 이동과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공저, 도서출판 문, 2010), 『실용주의 문화사조와 일본 근대문예론의 탄생』(보고사, 2003),
주요 역서로는 『강 동쪽의 기담』(문학동네, 2014), 『요코․아내와의 칩거』(창비, 2013), 『소설신수』(고려대 출판부, 2007) 등이 있다.
엄인경(嚴仁卿)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부교수. 일본 고전문학, 식민지 일본어 시가문학 전공.
저서로 『문학잡지 國民詩歌와 한반도의 일본어 시가문학』(역락, 2015),
『재조일본인과 식민지 조선의 문화 1』(역락, 2014),『일본 중세 은자문학과 사상』(역사공간, 2013),
역서로 『시가로 읽는 간토(關東)대지진』(역락,2017), 『한 줌의 모래』(필요한책, 2017),
『단카(短歌)로 보는 경성 풍경』(역락, 2016), 『몽중문답』(학고방, 2013) 등이 있다.
이 책은 모두 일곱 개의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아사카와 형제의 성장 배경과 당시 식민지 열기 속에 한반도로 건너온 일본인들의 군상 속에서 노리타카가 한일해협을 건너 한반도로 건너온 이유를 조선 미술공예에 대한 열정에서 찾아보았다. 2장은 일본 근대국민국가 형성기 이후에 조선과 조선 문화를 의도적으로 폄훼하고 열등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사카와 형제가 조선의 미술공예를 중심으로 조선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알아보았다. 3장은 이들의 활동을 조선 전통예술 최초의 ‘한류’라는 관점에서 포착하여 아사카와 형제와 야나기 무네요시의 활동을 재검토하였다. 4장은 노리타카가 구체적으로 조선 도자기에서 어떻게 조선의 미를 발견하였는지를 그의 미술공예 연구와 그가 남긴 그림 속에서 파악해 보았다. 5장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광화문 철거에 대한 항의를 포함해 노리타카가 조선 건축물과 조선 예술을 어떤 식으로 옹호했고 조선 문화를 지키려 했는지 살펴보았다. 6장은 1920, 30년대 한반도의 일본 전통시가 가인들이 조선의 미술공예나 도자기를 대상으로 노래하거나 그들의 작품집 표지에 조선 도자기를 그리곤 했는데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노리타카가 있었음을 논증하였다. 7장은 일본 패전 이후 곧바로 일본으로 귀국하지 않고 조선의 미술공예를 새롭게 만들어진 국립민족박물관에 안전하게 이관하고 돌아간 노리타카의 전후 행적과 그의 사후 사람들이 그들 어떻게 추모하고 기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1장 한일해협을 건너는 일본인들의 군상과 노리타카의 조선행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의 성장 배경
일본인의 식민지 열기와 한반도 이주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한반도 행
2장 근대일본의 조선 문화 인식과 아사카와 노리타카
근대국민국가의 형성과 조선 인식
근대일본의 조선 문화 인식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의 조선 문화 인식의 의의
3장 일제강점기 조선 전통예술 최초의 ‘한류’ 붐
2000년대 한류의 등장과 한국 문화
야나기 무네요시와 조선 도자기의 재인식
조선백자의 재인식과 한류라는 창
4장 도자기에서 조선의 미를 발견하다
근대 조선 예술의 범위
미술가로서의 노리타카와 도자기 그림
백자, 조선의 미와 예술의 상징
5장 조선의 문화 유적을 지키다
조선 건축물 옹호론
조선 자연 옹호론
노리타카의 조선 음악 옹호론
6장 일본의 전통시가로 조선을 노래하다
일본 전통시가와 도자기
전통시가 서적의 장정과 도자기
노리타카의 단카와 조선의 미
7장 아사카와 노리타카를 기억하다
조선 미술공예의 국립민족박물관 이관
전후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활동과 추모
아사카와 형제의 기억
부록 아사카와 노리타카 연보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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