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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3년 脫喪(탈상) 김정은 마이웨이(my way) 행태 주시해야, 조선일보, 2014.12.29.

2015.02.24 1706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철권통치 많은 도전에 직면, 對中 관계와 내부 반발 難題 해결 못하면 격동기 맞을 것

·도발 주장하는 강경파 및 러 푸틴과 정상회담도 변수權府 동향 파악 더 주력하길

 

엄동설한의 북한 전역에서 김정은 통치 3년을 맞아 충성 맹세가 울려 퍼지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3년을 '()스러운 기간'이라고 규정하였다. 3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가 3대 세습을 대과 없이 완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김정일 장례식 후 서둘러 최고사령관에 오른 김정은은 지난 3년간 권력 안착에 주력하였다. 2010년 후계자로 확정된 지 2년 만에 갑자기 권좌에 오른 김정은으로서는 초반 3년이 가장 위험한 시기였을 것이다. 제왕학(帝王學)을 습득할 준비도 없이 권좌에 오른 그는 선대와는 출발이 달랐다. 19806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지명되고 15년간 부자(父子) 공동정권 후에 권좌에 오른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집권 후 3년이 고난의 시기였다.

 

그의 집권 초기 목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기반이 미약한 권력의 홀로서기였다. 수령(首領) 권력의 홀로서기는 필연적으로 측근 세력의 희생을 요구하였다. 노동당 행정부장으로 이권을 독점한 고모부 장성택의 전격 처형은 숙청의 종결자였다. 그 후 여동생 김여정까지 나서 미흡한 권력의 공백을 메우고 친정(親政) 체제를 다지고 있다. 김정은은 최룡해와 황병서를 통해 당()과 군()을 조기 장악했다. 실세 3인방을 갑자기 인천에 파견하고 군과 당의 노회한 인사들을 수시 교체해 군기 잡기에 나서고 있다. 마음속으로 충성하지 않는다는 '양봉음위(陽奉陰違)'의 죄목을 내건 장성택 처형을 목격한 원로 그룹은 충성을 맹세하여 생존에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해외 유학파로서 선대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고 있다. '마식령 속도'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원산 인근 스키장과 각종 건축물은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프로젝트다. 남포에 조성된 미림승마장은 허리병 치유에 최고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건설됐다. 주민들이 채소를 길러 먹는 평양시 공터에 유럽처럼 파란 양잔디를 심으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비현실적이다. 인민들의 착시(錯視) 현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가 조기 유학한 스위스의 이상과 평양의 현실 사이에서 고민은 결국 전시성 치적물로 귀착된다.

 

마지막으로 군사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잠수함 상판에 올라 작전을 지시하고 군단장 사격대회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는 등 선대의 선군(先軍) 정치를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금년에만 19차례, 111기의 미사일을 휴전선부터 북·중 국경까지 이동하면서 발사했다. 군사력 보강만이 권좌를 보위하는 첩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선대의 유업이다.

 

반면 김정은의 철권통치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칼로 지탱되고 있는 권력의 소프트웨어가 여전히 불안하다. 그가 빈틈을 보일 경우 숨죽이던 권력들이 머리를 들 것이다. 가장 난제는 중국과 관계 정립이다. 친중파(親中派) 장성택 처형 이후 베이징과 평양 간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김정은의 방중(訪中)은 여전히 미확정이다. 군사에 밀려 경제 역시 뒷전이다. 20여개 중앙급·지방급 경제특구를 6개월마다 발표하고 중국에 나와 파워포인트까지 동원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다. 경제 회복을 추진할 자본이 부족해 자급자족의 '로빈슨 크루소 경제' 상태다. 유엔 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은 과거와 강도와 차원이 다르다. 김정은이 수많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3년은 성스럽지 않은 격동의 시기가 될 것이다.

 

내년에는 3년 탈상(脫喪)을 마침에 따라 통치 목표가 전면에 부상할 것이다. 김정은의 마이웨이식 통치 행태가 가시화될 것이다.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 및 핵과 대남 도발 등 대내외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서울은 평양의 권부(權府) 동향 파악에 좀 더 주력해야 한다.

 

원문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28/20141228020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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