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연 주최 ‘동아시아의 신질서 모색’ 학술회의 참석한 장샤오밍 베이징대 교수 주장
장샤오밍(張小明)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 |
“중국 중심의 조공체제 부활은 없다. 중국은 주변 국가와 대등하고 평화로운 지역 공동체 형성에 힘쓸 것이다.”
장샤오밍(張小明)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이내영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관으로 지난 12일 교내 국제관에서 열린 ‘동아시아의 신질서 모색: 역사적 성찰과 최근 이슈’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장교수는 ‘중국의 주변국 관계: 역사적 패턴과 진전’이란 발표에서 중국의 대주변국 정책을 역사적 맥락에서 ▶중국 중심의 조공체제 ▶서구 주도형 ▶미·소 초강대국 주도형으로 전개됐다고 정리한 뒤 포스트 냉전 시대에는 유럽연합을 모델로하는 지역공동체 방식이 중국의 국익에 가장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전시대 역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 전문가인 장교수는 1998년 방문학자로 고려대에 4개월간 체류했던 한국통이기도 하다. 그는 향후 중국의 주변국 정책은 미국과 중국 주도 방식의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각각 중국과 주변국의 반발로 인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장 교수와의 일문일답.
-지역 공동체란 방식이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닌가?
“미국 주도의 현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급속한 쇠락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역 공동체 방식은 조공체제를 경험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일본도 과거에 대동아 공영권이란 동아시아 지역 공동체를 주장한 적이 있었다.
“일본의 과거 공동체론은 무력을 통한 방식이었다. 또한 국가간에 불평등한 관계를 주장했다. 중국이 펼칠 지역공동체는 평화로운 방식의 국가간 대등한 공동체다. 이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공동체(community)를 넘어서 유럽연합 방식의 국가 연합(union)의 실현 가능성은?
“유럽과 아시아는 처한 환경이 다르다. 유럽식 통합 방식은 참고 대상일 뿐이다. 아시아에서 유럽 같은 방식의 국가 연합은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중국 지도부에서 주변국 정책에 변화는 없나?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중국의 대주변국 외교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의 평화로운 굴기를 위해 주변 국가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웃 국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나라가 어떻게 세계적으로 평화로운 굴기를 할 수 있겠나.”
-올해는 6·25 전쟁 60주년이다. 중국내에서 전쟁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은 없나?
“중국은 조선전쟁을 북한을 도와 미국과 싸운 항미원조 전쟁으로 부른다. 이에 대한 재평가나 재해석 움직임은 없다. 단 소수의 학자들이 기존 해석과 달리 중국의 참전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전쟁에 대한 평가는 한중 수교과정에서 양해를 본 사항이다. 한·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 요소가 아니다.”
-1998년 교환교수로 4개월간 서울에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이 그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물가가 많이 올랐다. 한국에 올 때마다 온 몸으로 체감한다. 둘째, 중국어 표기가 부쩍 늘었다. 최근에 지하철 안내방송까지 중국어가 나오는 것을 듣고 놀랐다. 셋째, 당시 한·중관계가 지나치게 이상적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현실적으로 변했다.”
-향후 한·중관계에 우려할 점이 있다면?
“한중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정치·경제 부문에서는 갈등이 발생한다 해도 지엽적이고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양국 국민 감정은 다르다. 최근 몇 년간 한·중 양국 국민간 감정 충돌이 잦았다.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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