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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여론조사를 통해 본 한국인의 정체성

2011.09.09 1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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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은 최우선 협력기관 중 하나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주제로 2010년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011 7월 단행본으로 발간하였다.  동아시아연구원은 2005년 정체성 조사를 실시한 바 있어 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관이다. 아연과 공동 실시한 2010년 조사에는 아연의 HK 아젠다와 밀접하게 연관된 다문화 정체성, 외국인이주민탈북자에 대한 태도, 다문화 정책에 대한 태도 등을 측정하는 문항을 추가하였다. 아연과 동아시아연구원의 연구자들이 설문지 기획회의부터 긴밀하게 협력하여 2005년 정체성 연구의 연속성을 살리는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새롭게 대두하는 다문화 및 이주민 관련 항목을 더하여 연구의 외연을 확대심화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 <2005 · 2010 한국인의 정체성> 여론조사 결과  /index.php?mid=e_05 

단행본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여론조사를 통해 본 한국인의 정체성>은 세계화와 대외개방, 그리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의 인종적, 문화적, 언어적 구성이 다양해지는 변화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이 어떤 역동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그와 동시에 한국인의 정체성에서 드러나는 고유한 특성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다양한 분과학문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종합한 새로운 시도이다.  전체 9장 중 아연 연구진이 5개의 장을 맡아 집필하였다. 한국인의 국가정체성과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의 변화, 한국인의 안보와 대외인식, 재외동포와 북한이탈주민, 그리고 외국인 이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과 국가정체성, 한국인의 물질주의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목차

1장 한국사회의 국가정체성과 민족정체성의 변화(강원택)

2장 한국인의 국가정체성과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내영)

3장 한국인의 안보와 대외인식(이신화)

4장 글로벌정체성과 한국의 외교(이숙종)

5장 한국사회 변화와 국가의제(문명재)

6장 민주주의는 민족주의를 강화시키나, 약화시키나? (정한울, 이곤수)

7장 민족에서 국민으로(윤인진)

8장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과 국가정체성(황정미)

9장 한국인의 물질주의(이용옥)

■ 서문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사실 한국인에게 새삼스러운 것이다. 유구한 세월 동안 한반도라는 제한된 지리적 공간 속에 혈연적, 문화적, 언어적 동질성을 지닌 살아온 한민족으로서는 존재 자체가 정체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인들에게는 유럽의 근대 민족국가가 형성될 나타난 것과 같은 혈언적-종족적 의미의 정체성과 시민적-영토적 의미의 정체성 간에 괴리가 없었다. ‘우리 구분되는그들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몽골과 같이 혈연적으로 영토적으로 분리되어 있었고, 이들과의 갈등과 대립은 내부 구성원의 동질성, 정체성을 더욱 강화시켜 주는 계기를 만들어 주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은 예전처럼 쉽게 구분되거나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성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게 까닭은 무엇보다 세계화와 대외개방 그리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의 인종적, 문화적, 언어적 구성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장기 체류 외국인, 국제결혼의 증가 등과 함께 이웃하며 살아가야 , 적어도 외형적으로 이질성을 갖는 새로운 구성원들이 많아지게 것이다. 또한 조선족, 재미교포나 재일교포 2-3세처럼 혈연적으로는 동질적이지만 문화적 언어적으로는 이질성을 갖거나, 그런 이질성이 없더라도 국적이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크게 늘어났다. 더욱이 남북한 간의 단절이 장기화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태도나 통일을 바라보는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했다. 꾸준히 수가 늘어나고 있는 탈북자들 역시 새로운 우리이다. 이와 같은 사회 내부의 변화는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간주해 우리가 누구인가?”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책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시도이다. 2005 광복 5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연구원에서는국민 정체성 조사 실시했고 그것을 토대로 연구 결과는 이듬해 <한국인의 국가정체성과 한국정치>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 이번 연구는 연장선에서 2010 실시한 국민 정체성 조사를 통해 지난 5 사이 생겨난 정체성의 변화와 지속을 비교론적 시각에서 추적내고자 것이다.

 이번 책은 모두 아홉 편의 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개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원택은 남한에 국한된 국가정체성과 남북한을 모두 포함하는 민족정체성간에 내재된 갈등에 주목하면서 남한만의 분리된 정체성이 점차 강화되어 가는 추세를 지적하고 있다. 이내영은 북한과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분석하면서 5 전에 비해 북한에 대한 적대적 타자의식이 커졌고, 통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신중한 태도가 확산되고 있음을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와 세계화 추세는 한국인의 국제관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숙종은 한국인들 사이에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에서 주인의식과 책임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확보를 위해 외교력의 중요성을 경제발전 못지않게 중시하게 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신화 역시 세계화, 정보화의 진전과 함께, 자연재해, 질병, 경제위기 초국가적 이슈가 한국의 국익에 위협요소로 다가올 있다는 점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비군사적 비전통적 안보 이슈의 중요성에도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밝혔다.

 정한울과 이곤수는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높은 수준의 민주적 시민성과 강한 성향의 민족주의가 공존하고 있는데, 민주적 시민성의 성장이 민족주의 성향을 악화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민족주권 의식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한편, 윤인진은 민족, 국민, 출신국의 조합이 서로 다른 재외동포, 탈북자,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면서, 한국인은 출생지와 혈통과 같은 종족적 요건과 국적과 법과 제도의 준수와 같은 시민적 요건을 동시에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가지 요건들이 서구사회에서처럼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요인으로 묶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황정미는 다문화주의의 수용성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문화 다양성과 다민족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한국인들이 아직 내면화하거나 동일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사회가 앞으로 다민족 다문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거시적 차원의 정책 방향에는 다수의 한국인들이 동의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국가의제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명재는 한국인이 원하는 국가의제를 공정한 분배와 복지국가 구현,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공존의 법칙이 통하는 다원적 통합사회 건설, 투명하고 공정한 민주국가 건설, 그리고 통일국가 건설과 국제리더십 발휘 크게 다섯 분야로 정리하면서,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있는 종합적인 복지정책의 수립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있는 경제성장 정책의 마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용욱은 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물질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으면, 그러한 높은 물질주의 성향이 세대에 걸쳐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제시했다. 물질주의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은 한국 사회에서 성공과 지위의 의미가 다른 가치들을 압도하고 물질적 성공에 천착하며 사회 구성원들이 물질적 이득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주요 사회 쟁점들에 대한 선호를 구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대로 지난 5 사이 한국사회 내부 구성의 다양성은 더욱 증대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정체성의 속성도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오랜 시간동안단일민족 신화 속에 살아온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시대적 환경과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생각할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우리에게 다른 발전,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정체성과 관련된 이러한 변화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에 제대로 대응할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연구가 그런 점에서 변화해가는 한국인의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의 의미를 찾는데 조그마한 기여가 있다면 연구진들로서 매우 기쁨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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