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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정기의 무역정책과 조선인의 반응(송규진, HK교수)

2011.11.11 Views 109697

논문제목: 미군정기의  무역정책과 조선인의 반응

저자: 송규진

출판사항 :역사교육, 제118호(2011년 6월)

 

초록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되자 조선인은 새로운 희망을 갖고 한반도를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8·15해방 이후 미군의 주둔과 주권문제, 38선문제, 신탁통치문제 등 정치적 문제와 아울러 통화팽창과 물자부족 등 경제적 문제로 혼란을 겪었다. 1945년 9월 8일 미군이 진주하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수립되기까지 남한지역에는 3년 동안 미군에 의한 군사통치가 실시되었는데, 이 시기를 일반적으로 미군정기라 한다. 미군정기는 한국현대사에서 시간적·공간적으로 연속성과 단절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미군이 진주한 후 미국이 내린 정책은 한국의 국가기구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런 중요성 때문에 제도형성과 그와 관련한 정치운동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미군정기의 경제정책도 제도형성과 정치운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농지개혁, 귀속재산처리, 농민정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금융정책, 재정정책, 무역정책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의 경제성장에서 무역이 차지한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상식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국무역을 역사적 시각으로 분석한 연구가 그다지 많지 않다. 박정희정권 시기에 이루어진 경제성장을 다룬 많은 연구서에도 그 이전 시기의 무역에 대해서는 대부분 간략하게 언급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그 내용이 미군정기의 무역이 국민경제적 기반을 건설하려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원자재가 수입되기도 했으나 국내 생산과는 관련이 없이 무역이 이루어졌다는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진희, 이정희, 차철욱의 연구는 미군정기의 무역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진희는 해방 전 조선의 무역과 산업은 엔블럭이라는 경제적 고리를 통해 무역과 산업이 통제정책의 결과물로 나타난 반면, 미군정기는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편입과정이면서도 미국으로 예속됨을 보여준다는 관점에서 무역품과 생산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정희는 한일국교정상화 이전의 한일관계를 밝히기 위한 출발점으로 미군정기 한일무역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차철욱은 미국의 대한정책 가운데 한일무역을 통해 한일간의 역사적 경제주도와 그 연관성, 조선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며 미군정기의 한일관계는 단절이 아니라 계속되고 있었음에 주목했다. 이 연구들은 개설적인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연구에 비해 미군정기의 무역정책과 무역실상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혔고 무역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주장을 함으로써 미군정기의 무역연구를 한 단계 진전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석자료로 주로 『조선경제연보』와 『경제연감』을 비롯한 연감류와 미국 문서 가운데 일부 자료만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정책이 입안되었던 상황과 내용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지 못했으며, 무역정책도 무역통제정책만 다루고 무역활성화정책 등을 경시한 문제가 있다. 또한 미군정의 정책만을 다루었기 때문에 미군정과 조선인의 상호작용과 역동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나름대로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시키고자 했던 조선인의 주체적 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주목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필자는 기존 무역연구에서 크게 활용하지 않은 당시『미군정법령집』과 신문자료를 통해 미군정기의 무역정책과 조선인의 반응을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미군정기의 무역정책을 미군정만이 아닌 조선인도 함께 참여했다는 의미에서 무역통제정책과 무역활성화를 제도적 방안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실행과정에서 조선인이 어떻게 반응하고 이러한 조선인의 활동이 미군정의 무역정책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도 아울러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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